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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를 곁들인

문득, 네 번째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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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아니면
아티스트
검정치마
앨범
TEAM BABY
발매일
1970.01.01

 

 

오늘의 테이프

 

[2017년 05월 검정치마 - 나랑 아니면]

 

야 나랑 놀자 밤늦게까지 함께 손뼉 치면서
나랑 마셔 너와 나의 몸이 녹아 내리면
나랑 걷자 저 멀리까지 가다 지쳐 누우면
나랑 자자 두 눈 꼭 감고 나랑 입 맞추자
나랑 아니면 누구랑 사랑 할 수 있겠니
나랑 아니면 어디에 자랑 할 수 있겠니
나랑 아니면

야 나랑 놀자 어디 가지 말고 그리울 틈 없도록
나랑 살자 아주 오랫동안 우리 같이 살자
나랑 아니면 누구랑 사랑 할 수 있겠니
나랑 아니면 어디에 자랑 할 수 있겠니
나랑 아니면

아무렇지 않게 넌 내게 말했지
날 위해 죽을 수도, 죽일 수도 있다고
알아, 나도,
언제나 같은 마음이야 baby
아마도 우린 오래 아주 오래 함께할 거야 

 

 

발매 당시 몇 번 들어보고 아무 생각없었으나,

최근 그녀를 만나고는 지금까지 수백번 들은 곡.

 

나와 같은 집순이이며, 술도 먹지 않고,

그저 걸으면서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한다.

 

내게 그랬다.

꼭 돈이 있어야 하냐고.

그냥 가만히 함께 있으면 좋은거 아니냐고,

꼭 무언갈 해야하냐고.

 

빈말이래도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물론, 100%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저렇게라도 말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며,

그간 내가 두 눈으로 봐온 결과 틀리지 않았다는 걸 내가 안다.

 

우리는 그렇게 시간을 때우듯

손잡고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며, 바람에 망가진 머리를 보곤 서로 웃으며,

주제라곤 없는, 그러나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그런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그저 대화를 나눌 뿐인데, 시간이 모자랐다.

생전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

밤새 잠을 자지않고, 의자에 앉아서 둘이 이야기 하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는 것이 싫었고,

날이 밝아오는게 싫었고, 헤어져야할 아침이 오는게 싫었다.

하지만, 그만큼 너무 재미있었고, 말 그대로 시간이 쏜살 같이 지나갔다.

정말 우리에겐 이것이 딱 "논다" 라는 표현에 걸 맞았다.

무언갈 하지 않았지만, 그 어떤 것을 했어도 이렇게 시간이 부족하고,

벌써 몇 시간 후면 헤어져야 하네 라며 걱정할리 없었을 것이다.

 

영화를 볼 때마다 포토티켓에 내 마음을 전했다.

그 때 저 가사를 적었다.

"나랑 놀자. 밤 늦게까지. 아주 오래오래.

그리고, 우린 아주 오래 함께할거야"

 

처음 대화를 한 순간부터"아, 정말 나같은 사람 만났다. 몇 시간 대화를 해본 결과, 우리가 다툴 일은 전혀 없지만,만의 하나 그럴 일이 있어도 무조건 내가 먼저 화해하며 풀 것이고,무슨 일이 있지 않는 이상 오래 보겠다, 오래 함께 하겠다" 라고 생각했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난 지금 후회를 한다.

 

아마 다신 없을, 경험하지 못할, 만나지 못할 그런 사람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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